보우소나루, 룰라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가 30일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 2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5.2%포인트 차로 앞선 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은 이전부터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여러 차례 불복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아들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연방 상원의원은 지난 23일 “아버지는 역대 가장 거대한 선거 사기의 피해자”라며 선거 사기론을 주장했다. 파비오 파리아 통신장관도 지난 24일 기자들에게 “선거 제도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면서 “북동부 지역 라디오 방송국들이 룰라 전 대통령의 선거 광고를 수천개 더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친보우소나루 세력인 라지어 마르틴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선거를 연기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썼다.

브라질 정계 안팎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실제로 불복을 선언할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 정치평론가 토마스 트라우만은 “의심할 여지 없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며 “문제는 그것이 야기할 폭력 사태의 규모”라고 말했다. 브라질이 미국처럼 극도의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디언은 “보우소나루 측의 주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화법과 거의 동일하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작년 대선에 대해 (부정선거라는) 거짓된 주장을 퍼뜨렸다”고 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작년 1월 그의 지지자들이 미국 의사당을 습격하는 사건으로 이어졌다.

이번 결선투표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1~25일 로이터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2.4%가 룰라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율은 46.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