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 수낵의 장인이자 인도의 세계적 IT 기업 인포시스를 이끄는 나라야나 무르티 회장/위키피디아

영국 신임 총리로 인도계 엘리트 출신 리시 수낵이 취임한 가운데, 그의 장인이자 인도 억만장자로 유명한 나라야나 무르티 인포시스 전 회장의 인물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의 겸손은 진짜: 리시 수낵의 장인은 설거지를 하는 억만장자’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무르티 전 회장의 검소한 생활 방식을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무르티 전 회장은 39억 파운드(약 6조3740억원)가 넘는 자산을 지니고서도 수십 년째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차량은 소형차를 몰고 집에선 화장실 청소와 설거지를 직접 할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한다.

무르티 전 회장의 삶엔 여느 재벌들처럼 화려함이나 사치스러움이 없다고 한다. 호화로운 휴가를 즐기거나 개인 항공기를 구매하는 경우도 없고 고급 저택이나 명품도 없다. 독서 외엔 별다른 취미가 없어 집안엔 책만 가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르티 전 회장의 아내 수다는 2017년에 발간한 자전적 에세이 ‘3000번의 바느질’에서 남편의 화장실 청소와 설거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계급제(카스트) 문화가 남아 있는 인도에선 집안일을 카스트에서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보통이라 무르티 전 회장의 이 같은 면모는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무르티 전 회장이 창업한 인도 정보기술(IT) 대기업 인포시스 직원들도 무르티 전 회장의 겸손함을 전했다. 무르티 전 회장은 회사 구내식당에서 사소한 전기 결함이 발견되자 손수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또 무르티 전 회장은 평소 노동의 가치를 강조해 왔다. 뇌물을 받지 않고 청렴한 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인도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됐지만 1981년 인포시스를 설립할 당시엔 컴퓨터 한 대도 사기 힘들 정도로 가난했다. 아내 수다에게 1만 루피(약 17만3000원)를 빌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동료 6명과 함께 자신의 집 거실에서 인포시스를 창립했다.

인포시스는 창립 40여년 만에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컨설팅, 기술 및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적 IT 기업으로 성장했다.

무르티 전 회장은 회사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회사 매출이 10억 달러(약 1조4200억원)에 도달할 때까지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이코노미석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규에 따라 만 65세가 된 2011년 은퇴했다가 회사의 요청을 받고 2013년에 복직했다. 1년 뒤 정년 퇴직한 그는 끝까지 근면 성실한 회사 생활을 이어갔다고 한다.

무르티 전 회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은퇴할 때까지 매일 6시20분에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며 “젊은 직원들에게 제시간에 사무실에 도착하라는 지울 수 없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르티 전 회장의 지인인 마케팅 전문가 수헬 세스는 “무르티는 평범한 중산층 인도인이 도덕적인 동시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며 “그의 겸손은 진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