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철원

하루에 5시간 이상 수면을 하지 못하는 50세 이상 중·장년층이 심장 질환이나 우울증, 암,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2개 이상 동시에 앓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과 프랑스 파리 시테대학 연구진은 영국 공무원 약 8000명의 건강 상태를 25년간 추적하는 방식으로 수면 부족과 복합 만성질환의 연계성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50세 때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인 경우, 7시간 이상 자는 사람보다 만성질환 2개 이상을 앓을 위험이 30% 높았다. 60세에는 32%, 70세에는 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일수록 수면 부족의 위험성이 커지는 것이다.

연구의 제1저자인 세브린 사비아 박사는 WP에 “나이가 들면서 수면 습관과 질이 달라지지만, 밤에 7∼8시간을 자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어 “고령자 절반 이상은 최소 2개 이상의 만성 질병을 앓고 있다”며 “복합 만성 질환자는 고강도 의료 서비스와 입원이 필요하고 아예 거동조차 못 하게 되는 수가 있어 공공 의료에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침실을 조용하고 어둡게 하며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잠을 자기 전에 많이 먹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온라인 과학 전문지 ‘공공 과학 도서관-의학(PLoS Medicine)’에 실렸다.

책 ‘잠 잘 자는 방법’의 저자인 네일 스탠리는 WP에 “잠을 몇 시간 자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각자 자신에게 알맞은 수면 시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면의 질도 중요해 뇌가 ‘서파수면’이라는 깊은 단계에 도달해야 원기가 회복된다고 했다. 수면이 이 단계에 이르러야 종합적 기억력과 문제 해결 능력 등 인지력이 높아지고 알츠하이머와 치매를 유발하는 독소가 제거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