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았던 '장수 고릴라' 헬렌의 모습. /루이빌 동물원 홈페이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장수 고릴라’ 헬렌이 안락사를 통해 64살로 생을 마감했다.

16일(현지 시각) 미국 CBS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켄터키주 소재 루이빌 동물원은 지난 14일 ‘귀부인’(Grand Dame)으로 불리던 암컷 고릴라 헬렌이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동물원 측은 “헬렌과 같은 특별한 고릴라를 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며 “헬렌은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보통 동물원에 사는 암컷 고릴라의 평균 기대 수명은 39살이다. 헬렌은 노령으로 관절염과 치주질환을 앓았지만 이를 제외하면 일생을 건강하게 살아왔다. 그러나 최근 몸이 떨리는 증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고 추락 사고로 부상을 입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에 동물원 측은 고민 끝에 헬렌의 안락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헬렌은 1958년 아프리카 카메룬 야생에서 태어났다. 2002년에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링컨 파크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평생 세 마리의 새끼를 낳았으며 5대에 걸쳐 50마리의 후손을 남겼다. 현재 루이빌 동물원에는 헬렌의 증손자인 벵가티와 고손자 킨디가 머물고 있다.

동물원 관계자들은 “헬렌은 전설이었다. 우리에게 고릴라에 대한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헬렌은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줬다” “고릴라 가족의 필수 구성원이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정신이었다. 헬렌의 유산은 계속될 것” 등의 추모 인사를 남겼다.

한편 헬렌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고릴라였으며, 최장수 고릴라는 65살의 암컷 파투다. 파투는 현재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