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민주당 의원이 "진실은 가둬질 수 없다"고 쓰인 플랜카드를 들고 있다. 이날 튀르키예에서는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최장 3년간 투옥할 수있는 '가짜 뉴스 처벌법'이 통과됐다./AFP 연합뉴스

19년째 장기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최장 3년간 투옥할 수 있는 ‘가짜 뉴스 처벌법’을 만들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언론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튀르키예 의회는 13일(현지 시각) 일명 ‘허위정보법’으로 불리는 언론·소셜미디어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언론인이나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튀르키예의 안보와 공공질서, 보건 등과 관련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대중에게 전달해 사회적 우려와 공포를 유발할 경우, 1년에서 최장 3년까지 징역형에 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이 법안은 지난 5월 에르도안 대통령이 소속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발의했다. “튀르키예 안보에 위협이 되는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화인민당(CHP) 등 야당은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야당과 언론 등 정부 비판 세력에 모조리 재갈을 물리는 ‘언론 탄압법’”이라며 반대해왔다. 현지 언론인들도 “언론 자유를 송두리째 앗아가는 악법”이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가짜 뉴스에 대한 판단 기준이 지나치게 허술하고 자의적”이라며 “튀르키예의 경제적 불평등이나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집권 AKP는 “선을 넘지 않는 비판이나 의견 표명은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변하며 발의 5개월 만에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 야당 의원들이 의사당 내에서 ‘사상 검열법 반대’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의사 진행을 방해했지만 법안 처리를 막는 데는 실패했다. AKP와 민족운동당(MHP) 등 여권은 전체 600석인 튀르키예 의회에서 각각 287석과 48석을 확보, 과반을 점하고 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미 언론규제법 등을 통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사에 반복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신문 발행 허가를 취소하는 등 언론 통제를 해왔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튀르키예에서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에 어둠이 드리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 산하 법률 자문 기구 베니스위원회도 “언론 활동이 극심하게 위축되고, 언론사의 자기 검열이 심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