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9일(현지 시각)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두 명의 새로운 성인을 축하하는 미사를 마치고 떠나고 있다./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에 자신을 초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방북을 통해 북한이 국제 무대에 나서도록 설득하고, 한반도 평화에 힘을 보태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4년 아시아 대륙 순방 일정의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폴 갤러거 교황청 외교부 장관(대주교)은 지난 7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의 주교황청 한국대사관 관저에서 열린 한국 국경일 행사에 참석해 “교황청이 최근 북한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해 달라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교황은 한국 국민에게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키워 왔다”며 “교황은 북한 당국의 공식 초청만 있다면 북한 지역을 방문하겠다는 강렬한 열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0월 주요 20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방북을 제안받았다. 당시 교황은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주면 평화를 위해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은 그 전에도 교황의 방북 가능성을 타진하는 질문에 “의사가 있다”는 답변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교황청이 특별한 질의나 요청이 없는데도 먼저 “교황이 북한 방문을 원하고 있다”고 먼저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 우려가 높아지는 와중에, 교황청 최고위급 실무자가 교황의 방북 의지를 드러낸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교황청 관계자는 “교황의 북한 방문이 성사될 경우 대한민국도 동시에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한이 성사될 경우 프란치스코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한국을 2번 이상 방문한 두 번째 교황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