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첫 번째 부인 이바나 트럼프가 1995년 출연한 피자헛 광고. 트럼프는 재혼한 때였다. /유튜브 clublane

피자를 주문할 때 토핑이 올려진 부분만 먹고 빵 끄트머리는 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엣지’를 선택하는 건 이제 흔한 일이다. 가장 유명한 건 흔히 ‘치즈크러스트’라고 불리는 치즈가 채워진 것이다. 이제는 어떤 피자집에 가도 맛볼 수 있지만, 1995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피자헛’은 이때 처음으로 치즈로 채워진 크러스트를 선보였는데, 당시 광고 모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첫 아내 이바나 트럼프였다. 당시 이들은 이혼 소송을 마친 후 서로를 증오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함께 광고에 출연했다. 트럼프는 재혼해 딸까지 낳은 때였다. 결과적으로 이 광고가 유명해지면서 치즈 크러스트는 피자헛에 수백만 달러를 안겨 준 사업이 됐다.

27년 전 광고가 다시 회자된 건 최근 뉴욕타임스 기자 매기 하버만의 책 ‘컨피던스 맨(Confidence Man‧사기꾼)’이 출간되면서다. 이 책에서 하버만은 트럼프가 두 번째 부인 말라 메이플스에게 비밀로 하고 전처와 광고를 찍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배우였던 메이플스와 바람을 피운다는 소문이 나자 첫 번째 부인 이바나는 1990년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람은 법정 다툼을 이어가며 연일 세간의 중심이 됐다. 이바나는 이혼 당시 트럼프를 강간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1992년 두 사람은 이혼했고, 이듬해 트럼프는 메이플스와 결혼했다.

이혼 후 2년이 흐른 1995년 두 사람이 함께 광고에 등장한 것이다. 턱시도를 입은 트럼프와 드레스를 차려입은 이바나는 고급 호텔로 보이는 방에서 야릇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트럼프가 “이건 잘못된 거야”라고 말하면 이바나는 “하지만 기분은 매우 좋아”라고 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피자 박스를 열고는 “그래, 우리 피자를 잘못된 방식으로 먹자”고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피자의 끝 부분부터 먹고 있다. /유튜브 clublane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된다.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트럼프는 “크러스트 먼저”라며 치즈크러스트를 베어 문다. 피자의 끝 부분부터 먹는 ‘잘못된 방식’으로 먹어도 맛있다는 것을 홍보하는 광고였다.

광고에서 두 사람은 이혼 소송을 이용한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바나가 “마지막 조각 내가 먹어도 돼?”라고 묻자 트럼프는 “당신은 반만 가질 수 있어”라고 답한다.

5일(현지시각)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트럼프는 광고비로 100만 달러(약 14억원), 이바나는 그 절반을 받았다. 매체는 ‘컨피던스 맨’을 인용해 트럼프가 두 번째 부인이 잠시 지방에 가서 자리를 비운 사이 이 광고를 찍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나중에 메이플스에게 광고를 찍은 사실을 털어놓자 메이플스는 구토를 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나중에 동료들에게 이 일에 관해 “내가 이야기하자 그녀는 아프다며 가야 한다고 했다. 메이플스는 내게 ‘내장이 나올 정도로 토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트럼프와 메이플스는 1999년 이혼했다. 이바나는 지난 7월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