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봉쇄 지역인 헤이룽장성에서 멀쩡한 쌀과 계란을 버리는 식의 과잉 방역을 펼친 사실이 알려졌다. 영상 속 모습은 관리자 남성이 쌀을 쓰레기통에 쏟아 붓는 장면. /웨이보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중국에서 또 한 번 과잉방역 논란이 불거졌다. 외부에서 반입한 먹거리라는 이유로 멀쩡한 쌀과 계란을 쓰레기통에 쏟아붓는 영상이 공개되면서다.

28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이같은 장면이 담긴 1분 분량의 짧은 영상이 공유됐다. 촬영지는 헤이룽장성 자무쓰시 자오구 지역으로 지난 17일 2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보고된 이튿날 곧바로 봉쇄 조치가 내려진 곳이다.

관리자 남성이 쌀포대를 뜯고 있는 장면. /웨이보

영상에는 촬영자를 비롯한 방역 관리자 3명이 나온다. 그중 빨간 조끼를 입은 남성이 현장에서 먹거리 검열을 진행하는데, 먼저 칼로 새 쌀 포대를 뜯어 번쩍 들어 올린다. 그런 다음 옆에 있던 대형 쓰레기통에 한 톨도 빠짐없이 쏟아붓는다.

이어 계란이 든 비닐봉지를 넘겨받고는 그대로 땅바닥에 내팽개친다. 여러 번 반복한 탓에 계란은 모두 깨져버렸다. 남성은 쓰레기통으로 가 비닐봉지를 거꾸로 들었고 계란은 남김없이 버려진다.

관리자 남성이 멀쩡한 계란을 바닥에 내려쳐 깨뜨린 다음 쓰레기통에 버리는 모습. /웨이보

관리자들은 주민들이 방역 당국의 절차를 따르지 않고 개인적으로 쌀과 계란을 들여왔다는 이유에서 이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에서 가져온 먹거리가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영상 속에도 이들이 “밖에서 들어온 모든 것을 이렇게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음성이 담겨있다.

도를 넘는 당국의 과잉방역 조치가 또 한 번 공개되자 현지 네티즌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어민이 잡은 생선 주둥이를 면봉으로 찔러 코로나 검사를 하거나, 해외 발송된 우편물을 검사 대상에 포함하는 등 다소 황당한 정책으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던 탓에 “이제는 정말 지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중국 방역당국이 어민이 잡은 생선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웨이보

결국 해당 지역 전염병 통제센터는 성명을 내고 “일부 주민이 방역과 통제 규정을 따르지 않고 쌀과 계란을 개인적으로 전달한 것을 발견하고 취한 조치로 보인다”며 “관련된 직원들을 엄히 질책하고 교육했다. 이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도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온라인상에서는 조롱과 비웃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팔로워 138만명의 한 유명 블로거는 “이런 논리라면 외국 공기와 먼지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위험이 있다”며 “그럼 이제 이웃과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진공 덮개를 만들어야 하는 건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