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블룸버그

연간 80%가 넘는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튀르키예(터키)가 2개월 연속 기준 금리를 내렸다.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22일(현지 시각) 기준 금리를 13%에서 12%로 1%포인트 인하했다. 튀르키예는 지난 달에도 7개월간 동결했던 기준 금리를 14%에서 13%로 낮췄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현재 결과를 봤을 때 최근 정책(금리 인하)이 적당하다고 평가했다”며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지정학적 위협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인하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지자 달러 당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는 18.38리라로 역대 최저를 기록 했다.

이번 결정은 세계 각국의 정책과 반대되는 행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3회 연속 0.75%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상을 추진 중이다. 튀르키예의 지난 달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80.2%에 달했다. 최근 15개월 연속 물가가 상승해 근 24년 중 최고 수준이다. 특히 이 물가 상승률이 공식 통계일뿐 실제로는 180%가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경제 성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미 PBS 인터뷰에서 “나는 경제학자다.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아니다”라며 올해 말까지 물가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CNBC는 대선을 9개월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이 경제 성장에 집중하기 위해 정치적 선택을 했다고 분석했다. 한델스블랑켄 매크로 리서치의 에릭 마이어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국내 경제를 잘못 다루고 있는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단기간의 경제 성장을 유지할 지 모르지만 더 큰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