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 대부분의 각국 대표단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참석했다. 유엔은 보건 지침에 따라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회의 시작 전 아예 처음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유엔본부 빌딩에 들어서는 각국 대표단과 유엔 보안 인력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총회장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 이미 올라탄 ‘노마스크’ 대표단을 보안요원들이 제지한 것이다.
총회장에서는 보건 지침상 발언을 하거나 식음료를 섭취할 때 외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 사진을 보면 대부분 참석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얼굴로 각국 정상들의 연설을 청취했다. 이번 유엔총회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확산이 시작된 2020년 이후 3년만에 완전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대면 연설과 화상 연설을 모두 허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치러졌었다.
앞서 1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도 각국에서 200여 개 국가와 지역을 대표하는 정상·왕족 등이 참석했다. 이들 중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을 제외하면 마스크를 쓴 참석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 모든 실내 시설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덴마크, 슬로베니아, 튀르키예(터키), 프랑스, 헝가리, 네덜란드, 미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아예 없으며 독일, 호주, 이탈리아 등은 의료시설이나 대중교통, 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에서만 마스크를 쓸 뿐 나머지 실내 시설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때문에 국내의 마스크 착용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최근 실외 마스크와 관련해 남아 있는 방역 조치를 완전히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스포츠 경기장, 콘서트장 등 50인 이상 군중이 모이는 실외 행사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박혜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방역지원단장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로 인한 재유행이 정점을 지났고, 감염재생산지수도 안정세를 유지함에 따라서 마스크 착용 의무 또한 조정 필요성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가) 방역 ·의료체계 대응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자문위원회를 포함한 정부 내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 조정 필요성과 단계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