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대만 진먼섬에 주둔한 군인들이 섬 상공에 진입한 중국 드론에 신호탄으로 경고 사격을 하는 모습/자유시보 캡처

대만군이 30일 대만 영역으로 들어온 중국 드론을 향해 실탄으로 경고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실탄 경고 사격에 나선 첫 사례다.

대만중앙통신(CAN)에 따르면 대만군 진먼방어사령부는 이날 “드론 1대가 30일 오후 5시59분 얼단(二膽) 지구의 해상 통제 구역 상공에 진입해 실탄 방어 사격을 했다”며 “드론은 이날 오후 6시쯤 중국 샤먼 방향으로 날아갔다”고 발표했다. 중국 샤먼시와 불과 3.2㎞ 떨어진 진먼섬은 대만 안보의 최전선으로 꼽힌다.

통신에 따르면 경고 사격이 있기 전 이날 오후 다단(大膽), 얼단, 스위(獅嶼) 등 진먼 섬 주변 섬에 민간용 드론 3대가 대만군에 발견됐다. 대만군이 신호탄을 사격하자 드론은 모두 중국 샤먼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후 드론 1대가 다시 얼단 지구 해상 통제 구역 상공으로 진입했다. 군이 1차 경고를 했지만 드론이 떠나지 않자 대만군이 실탄 방어 사격을 했다는 것이다. 드론을 조종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통신은 이번 경고 사격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군에 중국 드론에 대한 강력 대응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이날 오후 차이잉원 총통은 “군에 적시에 필요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중국과 대만의 갈등 심화 국면에서 대만군이 중국 드론을 향해 실탄 경고 사격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대만 최전방 도서에 중국 드론 출현이 잦아졌지만 대만 내에서는 군 당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컸다. 얼단 섬의 경계 초소에서 근무하던 대만군 병사가 상공에 나타난 중국 드론에 돌을 던져 쫓아내려고 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중국 정부는 아직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앞서 지난 29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 민간 드론이 대만 상공을 침범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도 그 영상들을 봤다. 중국 드론이 중국 영토를 비행하는 데 놀랄 일이 뭐가 있냐”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