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빈이 생전에 직접 몰았던 자동차가 경매에서 10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렸다.

27일(현지 시각)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경매 주관사 실버스톤 옥션은 다이애나빈이 탔던 차량을 경매에 부쳤다. 검정색 포드 에스코트 RS 터보1 시리즈 모델로, 10만 파운드(약 1억5770만원)에서 시작해 65만 파운드(약 10억260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수수료 12.5%를 더하면 실제 구매 가격은 73만 파운드(약 11억5000만원)에 달한다. 낙찰자는 영국 잉글랜드 체셔에 거주하는 것 외에 신원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 차량은 다이애나빈이 1985년부터 1988년까지 소유했다. 다이애나는 왕실 경호원을 조수석에 태우고 직접 운전하는 걸 좋아했다고 알려졌다. 부티크숍이나 레스토랑 앞에서 이 차량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다. 경호원을 위한 보조 백미러가 하나 더 있고, 글로브 박스 안에 라디오가 설치돼 있다. 주행 거리는 4만㎞가량이다. 당시 포드는 이 기종을 흰색 모델만 출시했는데, 왕실 요청으로 이 차량만 검정색으로 만들었다.

실버스톤 옥션의 클래식 카 전문가 아웰 리처드는 “낙찰가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며 “같은 모델 기준 세계 10위 안에 드는 수준”이라고 했다. 앞서 작년 6월 역시 다이애나빈이 소유했던 포드의 다른 에스코트 기종의 경우 5만2000파운드(약 8200만원)에 낙찰됐다. 리처드는 “자동차의 희소성과 대중의 ‘감정적 연결 고리’가 이 차를 특별하게 만들었다”며 “’행운의 구매자’는 같은 기종 중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샘플을 갖게 되고 역사의 한 조각을 이 차량과 함께 사들이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다이애나 왕세자빈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들 찰스 왕세자의 첫째 부인이다. 1996년 이혼한 뒤 다음 해 8월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에게 쫓기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오는 31일은 그의 사망 25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