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만 쑹산 공항에 도착한 마샤 블랙번(오른쪽) 미국 상원의원이 더글러스 쉬 대만 외교부 북미국장의 안내를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미중 갈등이 격화한 가운데, 미국 공화당 소속 마샤 블랙번 연방 상원의원이 25일 밤 대만을 방문했다. 이달 들어 미국 정치인이 네 번째로 대만을 찾으면서 대만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블랙번 의원은 이날 밤 11시 45분쯤 미군 항공기를 타고 대만 수도 타이베이 인근 쑹산 공항에 도착했다.

블랙번 의원은 26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 미국과 대만의 안보, 경제 및 무역 관계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27일까지 대만에 머물면서 웰링턴 구 국가안보보좌관, 우자오셰 외교부 장관도 만날 예정이다.

블랙번 의원은 성명에서 “대만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로 고위급 인사의 정기적인 대만 방문은 미국의 오래된 정책”이라면서 “나는 중국의 위협으로 대만에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일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이에 항의하며 대만 해협에서 대대적인 군사 훈련을 시행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14일 에드 마키 상원의원 등 상·하원 의원 5명, 21일 에릭 홀콤 인디애나주 주지사가 잇따라 대만을 찾았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방문은 미국이 대만 해협에서 안정을 원하지 않으며 양측간 대립을 부추기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블랙번 의원의 대만 방문에 대한 질문에 “미국 의원들과 선출된 관료들은 수십년 동안 대만을 방문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일치하며 이에 맞춰 대만을 지지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중국 강경파’로 알려진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부 장관도 다음 달 대만을 방문한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다음 달 27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리는 ‘글로벌 대만 비즈니스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이틀간 대만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