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 시각) 프랑스 서남부 지롱드주의 벨렝벨리에 인근 숲이 불길에 타오르고 있다./AFP연합뉴스

극심한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는 프랑스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민 1만명 이상이 대피했다.

지난 9일(현지 시각)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주(州)에서 발생한 화재는 사흘째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이 불로 현재까지 74㎢에 달하는 면적이 탔고, 지롱드 인근 랑드주 주민까지 1만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프랑스 언론은 전했다. 소방당국은 다른 지역에서 지원받은 인력을 포함해 1100여명을 화재 진압에 투입했다.

특히 이번 화재는 폭염으로 인한 악조건이 겹쳐 위력이 더 크다. 지롱드주 당국은 성명을 통해 “식물과 토양이 매우 건조해 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말까지 극심한 건조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일 해당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37도까지 올랐다.

앞서 지난달에도 지롱드는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에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에서 지원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그리스와 스웨덴이 소방 비행기 4대, 오스트리아와 독일, 폴란드, 루마니아가 소방대원을 프랑스에 보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화재 진압을 돕기 위해 우리의 파트너들이 오고 있다”며 “유럽의 연대가 작동하고 있다”고 글을 올려 감사를 표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지롱드를 포함해 아베롱, 드롬, 멘에루아르, 쥐라, 이제르, 로제르, 아르데슈 등 8개 주에 화재가 발생했다. 무더위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프랑스 정부는 지난 6일 총 101개 지자체 중 북서부 일부를 제외한 93개 지역에 가뭄주의보 및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