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뉴욕 트럼프 타워에 도착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자택 수색에 반발하는 공화당 지지층을 겨냥해 “한국의 평화로운 정권 교체에 주목해야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실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미국에서 전직 대통령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핵심 기밀을 포함한 다수의 기록물을 사저로 불법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진영의 반발이 일고 있다.

9일(현지 시각) WP 인터넷판은 이샨 타루어 칼럼니스트가 쓴 ‘미국, 전직 지도자 수사하는 민주국가에 합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우파 언론에 빠져있는 사람이라면, 세계의 종말이 다가왔다고 느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수색에 대한 공화당 지지층의 반발을 비판했다.

칼럼은 “전직 대통령의 혐의에 대한 조사는 종종 민주주의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해왔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 대만, 이탈리아, 프랑스 등 여러 민주주의 국가에선 대통령에 대한 수사 및 사법 처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칼럼은 전직 대통령을 잇달아 사법 처리한 한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칼럼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안정적인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지만, 전직 대통령들이 수감한 기록을 보면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칼럼은 “2018년 기준으로 살아있는 한국 전직 대통령 가운데 절반이 수감 중이었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로 이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두 전직 대통령의 부패는 한국 사회 전반이 부패했다는 징후라기보다는 한국 상류층 대부분의 습관으로 보인다. 또 이들의 사법 처리 자체가 한국 민주주의 토대를 위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칼럼은 “한국은 미국처럼 정치적 양극화가 심하지만, 부패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잠재우고 보수에서 진보, 다시 보수로의 평화로운 민주적 정권 교체를 이끌어냈다”며 “이는 미국인들이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