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분리 수술 성공으로 서로를 마주볼 수 있게 된 아서와 베르나르두 형제. /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에서 머리와 뇌를 공유한 채 태어난 샴쌍둥이를 분리하는 수술이 성공했다. 7차례에 걸친 대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데는 가상현실(VR) 기술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1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 살배기 샴쌍둥이 아서와 베르나르두 형제는 지난달 분리 수술을 통해 각자의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둘은 2018년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주에서 정수리 부근이 붙은 채 태어났다. 두개골과 혈관을 공유하는 ‘두개유합 샴쌍둥이’의 모습이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극히 드문 사례였다. 샴쌍둥이는 6만 번의 출산 중 한 번꼴로 나오고, 그런 샴쌍둥이 중 단 5%만이 두개유합으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분리 수술 전 형제의 모습. 두개골과 혈관들을 공유한 '두개유합' 사례였다. /AFP 연합뉴스

이번 수술은 영국 신경외과의 노울룰 오와세 질라니 박사의 지도 아래, 브라질 파울로 니에메예르 국립뇌연구소(IECPN) 부속병원 가브리엘 무파레 박사 집도로 진행됐다. 참여한 의료진은 100명에 달한다. 최종 분리 과정을 포함해 총 7번의 수술이 있었고 마지막 두 차례는 무려 33시간 동안 이어졌다.

무파레 박사는 “내 경력 중 가장 어렵고 복잡하고 도전적인 수술이었다”며 “처음에는 이게 가능할 거라고 아무도 믿지 않았다. 두 아이를 모두 살린 것은 역사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과학 기술이 있었다. 영국과 브라질 의료진이 합작해 만든 VR 환경에서 철저한 예행연습을 거친 덕분이다. 의료진은 쌍둥이의 뇌를 스캔해 만든 두개골 전자지도로 수술 계획을 짰고 VR 공간에서 수개월간 모의 수술을 펼쳤다고 한다.

질라니 박사는 “VR을 적용한 예행 과정은 초현대적이었다”며 “아이들을 실제 위험에 놓기 전에 해부 구조를 보고 수술한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드디어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있게 된 아서와 베르나르두 형제는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다만 말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고 베르나르두의 경우 몸 오른쪽에 운동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상황에 따라 추가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