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 수낙(42) 전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47) 외무장관이 보리스 존슨 현 영국 총리의 후임 자리를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치게 됐다.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왼쪽)과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 /연합뉴스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은 20일(현지 시각) 대표 경선 5차 투표에서 수낙 전 장관(137표)과 트러스 장관(113표)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평당원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고 알려졌던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은 105표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보수당은 22일부터 약 16만명에 달하는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우편 투표를 실시해 오는 9월 5일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당수가 총리를 맡는다.

누가 대표가 되든 40대의 옥스퍼드 출신 총리가 탄생하게 됐다. 두 사람 모두 옥스퍼드대에서 PPE(철학·정치학·경제학을 융합한 과정)를 전공했다. 40대 젊은 영국 총리의 등장은 지난 2010년 44세에 총리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 이후 12년 만이다.

수낙 전 장관이 당대표가 되면 소수인종으로는 최초로 영국 총리가 된다. 인도 펀자브 지역 브라만(인도 신분제인 카스트 제도의 최고 계급)의 후손으로 영국으로 이주한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골드만삭스 등 투자 은행 업계에서 일하다 35세에 하원 의원에 당선되는 등 정치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옥스퍼드 태생의 트러스 장관은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총리 재임)와 테리사 메이(2016~2019년) 이후 세 번째 여성 총리에 도전한다. 외무부 수장으로 러시아·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도했던 트러스 장관은 ‘철의 여인’으로 불린 대처 전 총리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

영국이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내놓은 해법은 상반된다. 수낙 전 장관은 재무장관 시절 정책대로 세금 인상을 고수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취약 계층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트러스 장관은 법인세 인하 등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