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디 보튼(32)/CNN 방송화면

미국의 한 임신부가 혼자서 카풀 전용 차로를 주행했다가 범칙금이 부과되자 “뱃속 아기도 사람”이라며 납부를 거부했다.

11일(현지 시각) B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임신 34주차이던 브랜디 보튼(32)은 텍사스주 댈러스 센트럴 고속도로의 다인 탑승차량(HOV) 차로에서 운전하다 교통 경찰에게 걸렸다. 해당 차로는 2인 이상 탑승 차량만 이용할 수 있다.

당시 보튼은 6살 아들을 데리러 급히 이동하고 있었다. 그때 경찰은 보튼의 차량을 세워 차에 다른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보튼은 “여기 있다. 바로 여기 여자아이가 있다”며 자신의 배를 가리켰다. 그러나 경찰은 “몸 밖에 나와 있어야 사람”이라며 HOV 차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보튼에게 215달러(약 28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4일 여성의 낙태 결정권을 보장하던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고 낙태권이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가 아니라며 주의 결정 권한으로 넘겼다. 보튼이 단속된 것은 연방대법원의 결정 닷새 후다. 보튼이 사는 텍사스주는 태아를 ‘사람’으로 정의하고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텍사스주 교통 관련 법규에서는 그렇게 규정돼 있지 않다고 한다.

보튼은 이달 20일 법원에서 이 문제를 정식으로 따질 계획이다. 보튼은 “(경찰 검문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텍사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 뱃속의 아기는 사람으로 봐야 한다고 (경찰에게) 말했다”고 했다. 그는 과거 6살 아들을 임신했을 때도 해당 차로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연방대법원의 결정 때문에) 내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었다”며 자신이 낙태 옹호론자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일이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생긴 ‘회색지대’를 조명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사 출신인 로니 쿰스는 “태아가 사람이라고 규정한다면 논의해봐야 할 점이 많다. 예를 들어 태아가 세금 공제 대상이 될 수 있는가, 태아의 시민권을 인정해야 하는가, 태아가 양육비를 받을 자격이 있나 등”이라며 “이 모든 문제들이 법원에서 논의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