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랜드파크 총격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로버트 크리모 3세(22).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현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사상자를 낸 용의자가 붙잡혔다. 22세 백인 남성인 그는 사건 발생 지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유지의 아들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4일(현지 시각) CNN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 용의자로 로버트 크리모 3세를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왜소한 체격에 갈색 장발을 한 용의자의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크리모의 일부 인적 사항이 전해지자 그의 가족과 직업에 대한 정보도 공유되고 있다. 그의 부친은 사건이 발생한 하이랜드파크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과거 이 지역 시장 선거에 출마한 적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 크리모가 발매한 곡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장면. /로이터 연합뉴스
현지 수사 당국이 공개한 용의자 크리모의 정면 사진. /AFP 연합뉴스

또 크리모는 2020년부터 래퍼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발매한 앨범 수록곡들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100만회 이상 조회될 만큼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특정곡에는 총기난사범을 영웅처럼 묘사한 가사가 포함돼 있고, 관련 뮤직비디오에도 총격 사건을 그린 그림이 담겨있다.

앞서 사건은 이날 오전 10시15분쯤 시카고 인근 마을 하이랜드파크에서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독립기념일을 맞아 퍼레이드가 진행 중이었고 시작 15분 만에 여러 발의 총성이 울렸다. 당국은 크리모가 인근 건물 옥상에서 퍼레이드 행렬을 향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평화롭던 축제 현장이 비극의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모습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에서 고스란히 담겼다. 퍼레이드를 구경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들려온 총성에 당황하며 달리기 시작하는 모습이 나온다. 단체복 차림으로 악기를 연주하던 단원들도 주민들과 함께 몸을 피했다.

사건 발생 당시 총성이 울리자 사람들이 몸을 피하고 있다. /트위터
총성에 사람들이 대피하는 장면. 악기를 연주하던 단원들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모습이다. /트위터

한 목격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동소총 소리와 비슷한 20~25발의 총성을 들었고 피 흘리는 사람들을 봤다”고 했다. 5살 아들과 현장에 있었다는 또 다른 주민 역시 “도망친 사람들이 헤어진 가족을 찾는 등 혼돈이 벌어졌다”며 “유모차를 버리고 아이만 안고 뛰는 부모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발생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6명이다. 또 3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이 중에는 중상자가 있어 인명피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