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인 지난해 7월 4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불꽃놀이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올해 독립기념일에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폭죽이 제때에 배송되지 않아 일부 도시에서는 불꽃놀이에 차질이 생겼다. /AFP 연합뉴스

미국이 최대 명절로 꼽히는 독립기념일을 맞았지만 화약 부족으로 폭죽을 제대로 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미국의소리(VOA)가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가족이나 친구끼리 모여 바비큐를 즐기면서 폭죽을 보는 것이 관습처럼 굳어져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사실상 마비가 되면서 폭죽이 제대로 미국에 수급되지 못해 불꽃놀이 상당수가 취소됐다.

일례로, 애리조나주 주도인 피닉스에서는 불꽃놀이가 세 차례 취소됐다. 피닉스시 공원ㆍ레크리에이션 부서 측은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피닉스도 공급망 이슈로 인해 영향을 받았다”면서 “(피닉스) 시 협력업체들이 이번 (독립기념일) 행사에 공급할 폭죽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캔자스주 오타와에서도 올해 2월 폭죽을 주문했지만 아직도 폭죽이 배 안에 있는 상황이다. 매체는 “캔자스 주민들은 두 달 뒤인 노동절(9월 5일)에나 폭죽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불꽃놀이용 화약은 대부분 중국에서 온다. 전미폭죽협회(NPA)에 따르면, 미국에서 사용되는 전문가용 불꽃놀이 원료의 70%가 중국산이다. 이벤트 등 상업용 화약의 경우에는 중국산 비중이 94%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중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봉쇄를 극대화했던 올해 4~5월, 상하이 등 대형 항구에서는 심각한 공급망 대란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운송비가 치솟고 인력이 부족해 수출품이 항구에서 출항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하면서 유가까지 올라 운송비가 더 올라 상황이 악화됐다. NPA 측은 한 시즌에 200~250개의 폭죽 컨테이너를 수입하는 업자의 운송비가 2019년 9800달러에서 올해 3만6000달러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기술자 부족도 불꽃놀이 대란의 원인으로 꼽힌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서는 불꽃놀이쇼가 하루 뒤인 7월 5일로 연기됐다. 불꽃놀이를 담당할 기술자가 부족해서다. 미국에서 불꽃놀이 기술자로 일하려면 알코올ㆍ담배ㆍ화기ㆍ폭발물국의 신원조회와 전문 교육 수료 등을 통해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쇼가 계속 취소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격증 갱신을 하지 않고 취소되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