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판결’ 폐기 여파로 미국에서 정관수술을 받으려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1일(현지시각)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 연방 대법원이 낙태 권리와 관련한 기존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남성들이 정관수술을 앞당겨 받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보장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례를 뒤집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낙태 수술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자 이미 자녀를 가진 남성이나 결혼했지만 아이를 갖기를 원하지 않는 남성들이 병원을 찾고 있는 것이다.
특히 텍사스주, 오하이오주, 플로리다주, 미주리주 등 이번 결정에 따라 자동적으로 낙태금지법을 시행하도록 한 이른바 ‘트리거 법’이 있는 주에서 이런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거주하는 메타의 카피라이터 피글러(26)는 수년 전 아내와 자녀를 갖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당초 30세가 되면 정관수술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최근 일정을 앞당겼다. 그는 “어느 시점엔가 수술을 받으려고 계획하고 있었다”며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해서 편하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 아내도 그것(정관수술)을 편안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주의 한 병원은 정관수술 일정을 잡으려는 요청이 크게 늘었다. 병원 관계자는 “대개 하루에 3~4건 요청이 있었지만 지난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90건에 이르렀다”고 했다.
플로리다주 비뇨기과 전문의인 데이비드 로빈스는 문의에 부응하기 위해 매주 토요일 출근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고, 미주리주 비뇨기과 전문의인 크리스티안 헤팅어는 “지난달 24일 이후 정관수술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900% 올라갔다”고 했다.
정관수술을 받으려는 남성들이 늘자 현지 전문가들은 정관수술은 복원이 가능한 수술이지만 영구적인 남성피임 방법으로 간주돼야 한다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