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담이 28일(현지 시각) 만찬을 시작으로 사흘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에는 사상 처음으로 30개 회원국 외에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정상들이 ‘파트너 국가’ 자격으로 참여한다.

이번 회담은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에 맞서 서방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단합을 과시하고, 구체적 대응 전략까지 내놓는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나토 정상들은 오는 29일 오전 첫 의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유럽의 안보 상황에 대해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나토 차원의 새 대응 방안이 나올 전망이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은 각 회원국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졌다.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중립국 노선을 포기한 스웨덴과 핀란드의 신규 회원 가입 문제도 논의한다.

파트너 국가들도 참여하는 29일 오후 회의부터는 ‘나토 동맹이 맞고 있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핵심 주제는 중국의 위협이다. 중국의 국제법에 기반하지 않은 영향력 확대, 중·러 군사 및 경제 동맹이 전 세계에 야기하는 안보 위기가 심도 있게 거론될 예정이다. 나토는 이를 바탕으로 다음 날 ‘2022년 전략 개념(NATO 2022 Strategic Concept)’을 발표한다. 나토 정상들은 지난 2021년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에 체계적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토의 새 전략 개념은 변화된 안보 환경에 맞춰 동맹의 구조와 역할을 재정의하는 나토의 ‘미래 청사진’이다. 유럽의 지역 안보 기구 성격을 갖고 있는 나토가 파트너 국가들과 손잡고 인도양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이른바 ‘역외’로 활동 범위를 넓혀 가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는 또한 지리적 한계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사이버와 신기술 분야로도 공동 활동 영역을 크게 넓힐 것으로 전해졌다.

나토는 1949년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이 구(舊)소련의 위협에 맞서 창설, 소련 붕괴 이후 동구권 국가들을 대거 받아들이며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집단 안보 기구가 됐다. 미국 정부 입장을 주로 보도하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이번 회담은 나토의 범위와 우선순위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나토가 앞으로 북미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자유민주 세계를 대표하는 집단 안보 체제로 발돋움하려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