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을 막기 위해 다방면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통화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모습./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통화에서 “(핵과 미사일 도발 등) 북한의 행동은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안보리 차원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이 나오지 않을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용인한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로 금지된 탄도미사일 도발을 거듭했는데도 중국과 러시아 반대로 안보리의 신규 대북 제재 결의가 채택되지 못하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하며 단호한 대응을 당부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북한에 (코로나) 백신 등 의약품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의 호응이 없다”며 “유엔 사무국 차원에서 북한의 코로나 상황을 계속 살펴보며 우리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16일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개최한 국가 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북한의 잠재적 핵실험에 관련된 어떤 컨센서스(의견 일치)가 있나”란 질문을 받았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에 나설 준비를 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그것을 중국에도 전달했다.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고 했다.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서 핵실험 계획을 중단시킬 수 있을지,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이후 대북 추가 제재에 중국이 협조할지 등을 기다려 보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13일 룩셈부르크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을 만나 4시간 반 동안 현안을 논의한 설리번 보좌관은 당시 회의에서 북한 문제가 우크라이나, 대만 문제와 함께 “중요하게 다뤄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전화 회담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올여름 전화 회담은 이르면 7월쯤 이뤄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 회담은 시 주석이 올가을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지은 뒤 성사될 것이라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0여 일 후인 지난 3월 중순 마지막으로 통화했다. 두 지도자의 통화가 성사되면 북한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는 이날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우리는 (양국) 관계의 안정성을 원하며 그러려면 (전화) 연결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가진 최고의 채널은 양국 대통령 간 채널”이라고 했다. 번스 대사는 또 지난달 미국이 신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를 추진했을 때 중국이 반대한 것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정권의 행동을 고려할 때 통과됐어야 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중국과 러시아가 모두 거부권을 행사해 매우 실망했다”면서도 “우리는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중 관계의 거친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양국이 대북 문제에 얼마나 협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CNAS 대담에서 “만약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거나 정치·경제·기술적으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행위자가 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며 “중국 정부가 감시 기반의 독재를 하기 쉬운 세계가 되면 표현과 집회의 자유, 민주주의 국가 간 교류의 자유를 위한 공간이 좁아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세계는 미국에 더 어둡고 가혹한 세계”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