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골든 부트'(득점왕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는 2일(현지 시각) 프리미어리그 2022시즌 ‘올해의 선수’ 후보 6인을 공개했다. 케빈 데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해리 케인(토트넘),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버질 반다이크(리버풀), 사디오 마네(리버풀)가 후보에 올랐다.

득점 1위로 살라와 함께 골든 부트를 공동수상한 손흥민은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만 23골 7도움을 기록했다. 이 중 패널티킥 골은 단 하나도 없었다. 후보에 오른 마네(16골 2도움), 호날두(18골 3도움)보다도 앞선 성적을 보여줬다.

해당 소식에 토트넘 공격수인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베르바토프는 “손흥민은 이번 시즌 해리 케인보다 훨씬 뛰어났다”며 “손흥민은 믿을 수 없는 순간과 골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그의 활약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신들 또한 의아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BBC는 후보가 발표되자 공식 SNS를 통해 “아이쿠(Ouch). 손흥민이 PFA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더선은 “충격적인 노미네이션”이라며 “호날두가 후보에 올랐는데 득점왕 손흥민이 빠졌다”고 전했다. 이어 “호날두는 리그에서 18골을 넣었지만 맨유에 복귀 후 혼란스러운 첫 시즌을 보냈다. 그는 팀 전술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호날두가 후보에 포함되면서 골든 부트 수상자 손흥민이 희생됐다”고 했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손흥민이 없는 PFA 올해의 선수 후보를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후보 명단을 보고 “‘손흥민은 대체 어디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후보 목록을 보니 각 선수의 프로필이나 위상이 더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프로 선수들이 ‘올해의 선수’에 투표할 때 호날두와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ESPN UK 트위터

풋볼 런던은 “토트넘 팬들은 호날두 대신 손흥민이 후보에 올랐어야 했다며 분노했다. 팬들은 호날두는 지명될 가치가 없으며 손흥민으로 교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ESPN 영국은 트위터를 통해 “손흥민은 패널티킥 골 하나도 없이 골든 부트를 차지했다. 그는 PFA 올해의 선수로 지명되지 못했다”며 웃는 표정이 뒤집어진 이모티콘을 게시했다.

팬들은 소셜미디어에서 ‘No Son(손흥민이 없다)’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특히 일부 팬들은 “손흥민이 영국인이거나, 유럽인이거나, 아프리카인이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거다. 그는 잉글랜드 최고의 선수다” “최다 득점자가 없는 것이 말이 되나” “말도 안 되는 인종차별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인종차별로 인해 이러한 결정이 나온 것 아니냐고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