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한 낸시 크램튼 브로피(가운데). / AP 연합뉴스

‘당신의 남편을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이라는 소설을 쓴 미국인 작가가 실제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작가 낸시 크램튼 브로피(71)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브로피는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잘못된 형제(The wrong brother)’, ‘잘못된 연인(The wrong lover)’ 등의 시리즈 로맨스 소설을 쓴 작가다.

그는 2018년 6월 2일 포틀랜드 남부의 한 요리 학원에서 남편인 대니얼 브로피에게 총을 두 차례 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려온 브로피가 남편의 사망으로 받게 될 거액의 보험금에 주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브로피가 남편이 죽게 되면 약 140만 달러(약 18억원)의 보험금을 받게 돼 있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하지만 브로피는 보험금이 범행 동기라는 검찰의 주장을 부정하며 “금전적인 어려움은 남편이 살아 있을 때 이미 해결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범행 도구로 추정하는 사라진 총기도 작품 연구의 일환으로 구입한 것이라며 남편이 사망한 날 요리학원 근처에 있었던 것은 우연의 일치이고, 그는 글을 쓰기 위해 그 지역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브로피는 남편과 25년간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았다”며 그에게 적용된 2급 살인 혐의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사는 브로피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최대 종신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브로피가 2011년에 쓴 ‘당신의 남편을 죽이는 방법’은 범인으로 잡히지 않으려는 강렬한 욕망을 표현한 작품으로, 추적할 수 없는 살인을 저지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기술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