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빅토르 메드베드추크가 수갑을 찬 채 앉아 있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친(親)러시아 성향 야당 지도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12일(현지 시각) CNN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야당 지도자 빅토르 메드베드추크의 체포 소식을 전하며 “우리 보안국 덕분에 ‘특별작전’이 잘 수행됐다”고 말했다. 이후 연설에서는 메드베드추크와 러시아에 포로로 잡힌 우크라이나인들을 교환하자는 제안을 했다.

수갑을 찬 메드베드추크의 사진도 공개됐다. 그는 헝클어진 머리와 초췌한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봤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힘없이 앉아있는 모습도 찍혔다. 당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우크라이나 군복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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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바카노프 우크라이나 보안국 국장은 페이스북에서 “메드베드추크를 체포하기 위해 위험하지만 전광석화같이 빠른 다단계 특수작전을 수행했다”며 “우크라이나 군복 속에 위장하고 있다고 해서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전혀 아니다. 다른 반역자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친러 성향 야당 ‘생명을 위하여’(For life) 당수이자 사업가인 메드베드추크는 전쟁 발발 전 우크라이나에서 반역 혐의로 가택 연금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침공 사흘 만인 지난 2월 27일 도주했고, 그의 행방은 몇 주간 확인되지 않았다.

메드베드추크는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으로도 유명하다.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드추크 딸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쟁 초기에는 러시아가 단기간 점령에 성공할 경우 메드베드추크가 친러 꼭두각시 정권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