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자원 부국 투르크메니스탄 대선에서 15년째 권좌를 지켜온 현 대통령의 아들이 당선돼 중앙아시아 지역 최초의 세습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투르크메니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2일 치른 대선에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64) 현 대통령의 아들인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40) 부총리가 7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고 밝혔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15일 보도했다.
이번 대선은 구르반굴리 대통령이 지난달 “젊은 지도자가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며 돌연 퇴임 의사를 밝히면서 보궐 선거로 치러졌다. 세르다르 부총리를 제외하고 후보 8명이 출마했는데, 대부분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비주류 후보들이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선거 전부터 ‘국가의 아들’로 불리는 세르다르 부총리가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해왔다. 세르다르 부총리는 오는 19일 7년 임기를 시작한다. 구르반굴리 대통령은 퇴임 후 상원의장을 맡으며 국정 실세로 남을 전망이다.
세르다르의 아버지인 구르반굴리 대통령은 지난 2006년 투르크메니스탄을 21년간 지배한 초대 대통령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뒤 권한대행을 맡았고, 이듬해 대선에서 당선돼 15년간 대통령 자리를 지켰다. 철저한 언론 통제와 개인 우상화 정책을 통해서였다.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거나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모는 모습을 선전하는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스트롱맨’ 모습을 연출해왔다. 임기 동안 치른 두 번의 선거에서 그는 각각 98%와 97%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현지 언론은 그를 “수호자”로 칭송했다. 이 때문에 투르크메니스탄은 ‘중앙아시아의 북한’으로 불리기도 한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천연가스 부국이다. 과거에는 러시아가 가장 큰 수출국이었지만, 구르반굴리 대통령 임기 동안 중국이 러시아를 대체했다. 현재 전체 수출량의 75% 이상을 중국으로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