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 시각) 군부대를 촬영하고 총을 쏘는 등 반역 혐의로 구금된 네스토르 슈프리치 의원(왼쪽)과 함께 압수된 총기(오른쪽). 이 총기들은 우크라이나 군부대 등에 등록되지 않은 것이다. /페이스북

우크라이나 군부대를 촬영하고, 공격한 정치인이 반역 혐의로 붙잡혔다. 구금된 정치인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생방송 TV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뺨을 맞은 친러시아 성향의 의원이다.

지난 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시의원 올렉산드르 포레비스키(32)는 페이스북을 통해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 ‘플랫폼포라이프’의 네스토르 슈프리치 의원을 반역 혐의로 구금했다고 밝혔다. 포레비스키 시의원은 현재 키이우에서 206방어대대 소속으로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

현지 유력 인터넷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보도에 따르면 슈프리치 의원은 206방어대대와 인근을 촬영하다가 체포됐다. 체포 과정에서 그의 경호원은 군부대를 향해 총을 쏘며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프리치 의원은 군부대를 촬영한 것이 아니라 지역문화 기념물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등록되지 않은 총기를 어떤 방식으로 구했는지, 왜 저항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6방어대대 측은 그의 최종 처분을 아직 정하지 않았고 현재는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슈프리치 의원은 지난달 러시아가 침공하기 6일 전 열린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러시아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다가 함께 출연한 기자 패널에게 뺨을 맞은 뒤 난투극을 펼친 인물이다. 과거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로 합병하는 상황에 관해 전쟁이나 침공이 아니라고 발언하는 등 대표적인 친러 인사로 꼽힌다.

지난달 18일(현지 시각) 토론 중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 소속 네스토르 슈프리치 의원과 유리 부투소프 기자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유튜브
네스토르 슈프리치(왼쪽) 의원과 올렉산드르 포레비스키 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