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인 알렉산더가 지난 1일 올린 영상 속 모습. 오른쪽은 지난달 게시한 춤추는 영상 일부다. /틱톡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어린 딸을 위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이 화제다. 미소 띤 얼굴로 윙크를 하는가 하면 고요해진 전장에서 춤을 추기도 한다. 최근 며칠간 업로드가 뜸해지자 그가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으나 지난 1일(현지 시각) “난 살아있다”고 말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사연의 주인공 알렉산더는 군인이지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즐기는 ‘틱톡커’이기도 했다. 그가 틱톡을 시작한 이유는 다름 아닌 딸이었다. ‘아빠는 무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어린아이가 안심할 수 있도록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는 등 유쾌한 영상을 주로 올렸다.

집에 돌아와서는 딸과 함께 영상을 찍기도 했다. 아직도 그의 계정에는 두 사람이 K팝 그룹 블랙핑크의 ‘How You Like That’(하우 유 라이크 댓) 후렴구에 맞춰 춤추는 영상이 남아있다. 그의 영상은 온라인상에서도 인기를 끌었고 무려 4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틱톡 스타가 됐다.

알렉산더가 지난달 동료들과 찍어 올렸던 영상. /틱톡

하지만 알렉산더의 영상 목록은 지난달 22일부터 멈춰버렸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기 이틀 전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유지군 파견을 명령한 날이다. 네티즌들은 남은 영상으로 달려가 알렉산더의 안부를 묻는 댓글을 쏟아냈다.

이마저도 답이 없자 네티즌들은 그가 치열한 전투에 임하고 있거나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후 일부 매체는 알렉산더가 전쟁 중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를 내놨고 네티즌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그러던 중 알렉산더의 생사가 전해진 건 지난 1일이었다. 그는 틱톡 계정에 10초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영상을 올려 무사히 전쟁을 치르고 있음을 알렸다. 알렉산더는 카메라를 응시한 채 “나는 아직 살아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의 소식에 네티즌들은 “정말 다행이다” “끝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당신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하겠다” 등의 댓글을 달며 안도했다. 현재까지 영상은 800만회 조회됐고 10만개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공격에 곳곳이 정전되고 인터넷 서비스 장애를 겪는 등 인프라가 마비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운영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 서비스’를 현지에 제공해, 일부 시민이 인터넷을 무리 없이 사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