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현지시각) 벨라루스 영공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공군 소속 수호이 Su-30 전투기들이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영상 캡처, 연합뉴스

러시아 헬기와 전투기가 일본과 스웨덴 영공을 잇달아 침범했다. 일본 정부는 강력한 항의의 뜻을 밝혔고, 스웨덴 공군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2일 NHK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이날 오전 10시 23분쯤 홋카이도(北海道) 네무로(根室)반도 앞바다의 일본 영공에 러시아 소속으로 보이는 헬리콥터 1대가 일본 영공을 침범했다. 항공 자위대 전투기가 긴급발진해 대응했으며 헬기는 일본 영공에서 수십 초간 머물다가 떠났다.

방위성은 해당 헬기가 러시아 남단 쿠릴열도에서 남하했으며 비행경로 등을 볼 때 러시아 소속 헬기로 파악하고 있다. 방위성이 러시아 추정 항공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했다고 공표한 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방위성은 러시아 정부에 공식 항의했다고 밝혔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공 침범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러시아 정부에 엄중하게 항의하면서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말했다.

방위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번 영공 침범이 관련이 있는지를 포함해 비행 목적을 분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지도부 6명 개인과 중앙은행 등에 대한 제재를 공식 발표했다. 또 러시아 국영은행과 수출 기업 등 49개 기업과 단체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했다.

스웨덴 영공에도 같은날 러시아 전투기가 침범했다. AFP·로이터 통신 등은 스웨덴군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 전투기 4대가 이날 발트해 고틀란드섬 동쪽 스웨덴 영공을 침범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공군은 러시아 전투기들이 영공을 짧게 침범했다며 스웨덴 전투기가 출동해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27과 수호이 24의 사진을 찍었다고 밝혔다. 칼 요한 에드스트륌 스웨덴 공군 참모총장은 “러시아 측의 전문적이지 못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현 상황에 비춰 이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을 고려해 이번 사안을 더 자세히 조사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번 영공 침범은 이날 스웨덴군과 이웃 나라 핀란드군이 고틀란드섬 서쪽에서 양국 전함과 전투기들이 참여하는 합동 군사훈련을 한 직후 발생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