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총점 224.09점으로 최종 4위를 기록하자 눈물을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피겨퀸’ 김연아가 일부 러시아 네티즌들로부터 악성 댓글 공격을 받고 있다. 김연아가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도핑 규정을 위반한 여자 피겨스케이팅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 선수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에서다.

김연아는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어로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은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게 소중하다(Athlete who violates doping cannot compete in the game. This principle must be observed without exception. All players’ efforts and dreams are equally precious)”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발리예바의 이름이 언급되거나, 그를 특정할만한 단서가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발리예바가 도핑 규정을 위반하고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과 같은 날 올라온 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추측됐다.

김연아의 글은 35만명 이상으로부터 ‘좋아요’를 받는 등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일부 러시아 네티즌과 발리예바의 팬들은 조롱하는 이모티콘과 댓글을 달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어와 영어로 “발리예바는 아직 15살 밖에 되지 않았다”, “소녀를 비난하고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가”, “발리예바의 결백이 밝혀지면 사과하는 것을 잊지 마라”, “훌륭한 사람은 아니구나.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마”, “김연아 선수에게 크게 실망했다” 등 댓글을 남겼다.

앞서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 14일 발리예바에 대해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징계를 내렸다가 철회한 것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제기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CAS는 “이번 올림픽 기간 도핑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도 아닌데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면 발리예바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발리예바는 지난 15일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과 17일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발리예바를 향한 비판 여론은 여전히 거세다. 국내 지상파 3사는 중계 당시 발리예바의 연기에 침묵을 유지했으며, 연기가 끝난 후에는 “책임은 출전 선수가 지는 게 당연하다”, “발리예바 뒤에 숨어있는 그들도 책임져야 한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발리예바는 17일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25번째 선수로 출전했다. 이전 경기와는 다르게 연달아 실수를 하며 빙판 위로 넘어졌고, 결국 141.93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82.16점을 더해 최종 합계 224.09점으로 4위를 기록해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