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72) 인도 총리가 지난 9일 발표된 미국 여론조사 기관 모닝컨설트 조사에서 국내총생산(GDP) 상위 13국(중국·러시아 제외) 지도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각국 성인 3000~5000명을 대상으로 7일간 벌인 조사에서 모디 총리는 지지율 75%로 1위였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67%로 2위, 마리오 드라기(60%) 이탈리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44%) 일본 총리가 3·4위로 뒤를 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41%로 공동 5위, 문재인(38%)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공동 9위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지율 29%로 최하위에 그쳤다.

세계 주요 지도자 지지율

2020년 초 80%를 웃돌았던 모디 총리의 지지율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인도를 휩쓸었던 지난해 5월 63%까지 떨어졌다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가동한 것이 여론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5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도에서 일일 확진자가 40만명까지 치솟으며 의료 시스템이 붕괴하자 그는 ‘플랜 B(대안 계획)’를 즉각 가동했다. 자국에서 생산한 백신 수출을 금지하고, 하루 최대 1000만명씩 백신을 접종하는 등 대규모 접종 캠페인을 펼쳐 잃었던 신뢰를 되찾았다.

인도는 11일 기준 백신 접종 횟수 17억회를 돌파했고, 2회 접종 이상을 완료한 사람 수는 7억5000만명이다. 11일 현재 인도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4253만명, 사망자는 50만명에 달하지만 현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0일 하루 확진자는 5만8077명으로, 오미크론 확산 이후 최고점을 찍은 지난달 20일(34만7254명)에 비해 83% 줄었다.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스타트업 지원으로 2020년 -8%까지 추락했던 경제성장률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지율도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9.5%로 치솟았다. 한국무역협회 뉴델리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타트업 업계는 42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을 배출하며 세계 3위 스타트업 생태계로 도약했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에 부딪힌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인도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인도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황을 맞으면서, 3년 안에 인도가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 주식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높은 실업률은 모디 정부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인도경제감시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인도의 15~64세 고용률은 38%에 불과하다. 지난해엔 34.6%로 떨어졌다. 지난달 24일 인도 북부 비하르·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취업 준비생 수백 명이 “철도공사 입사 시험이 불공정했다”며 열차를 불태우고 철도 시설물을 훼손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코로나 유행 이후 극심해진 불평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인도의 지니계수는 2014년 0.344에서 2018년 0.479로 증가했다. 소득 불균형 정도를 의미하는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불평등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본다. 2020년 기준 인도의 상위 10%가 전체 국민 소득의 57%를 차지한 반면, 하위 50%의 소득 점유율은 13%에 불과했다.

인도는 10일부터 우타르프라데시주를 시작으로 5개 주에서 지방선거에 돌입했다. 인구 2억명이 사는 우타르프라데시주는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로, 이번 선거는 모디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띤다. 인디아 투데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선거가 치러지는 5개 주 중 펀자브주를 제외하고는 모디 총리의 지지율이 59%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모디 총리가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종교 간 갈등을 조장하며 힌두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힌두교 비율이 80% 이상인 인도에서는 최근 무슬림과 기독교에 대한 혐오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는 행사장 산타 모형을 불태우고, 기독교 학교에 난입해 돌을 던지는 등 기독교도들을 공격하는 사건이 수차례 발생했다. 테레사 수녀가 설립한 자선 단체 ‘사랑의 선교회’는 강제 개종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해외 자금줄이 끊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