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수도 키시너우의 국영 '몰도바 가스' 본사의 모습.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업체 가스프롬은 몰도바 가스의 1월분 가스 수입 대금 청구가 연체 됐다며 21일부터 몰도바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있는 동유럽 소국 몰도바가 20일(현지시각) 60일간의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몰도바의 천연가스 공급을 책임진 국영 기업 ‘몰도바가스’가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에 천연가스 대금을 연체하면서 ‘가스 공급 중단’ 통보가 온 데 따른 것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의 국제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다. 몰도바가스와 가스프롬은 지난해 10월 5년 기간의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매달 20일까지 전 달의 가스 수입 대금 잔액과 해당 월의 가스 대금 50%를 지불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천연가스 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해 11월 1000㎥당 450달러였던 가스값은 올해 1월 647달러로 44%나 올랐다. 몰도바 가스는 이 과정에서 국내 가스 공급가를 올리지 못해 자금 부족 사태에 처했고, 결국 이달에 내야 할 2500만 달러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에 가스프롬 측이 “21일부터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몰도바 정치권과 현지 언론들은 “러시아가 몰도바의 친서방 행보에 대해 보복을 가하며 길들이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옛 소련에 속했던 몰도바는 2020년 11월 친서방 성향의 마이야 산두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유럽연합(EU)과 관계 강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때부터 러시아 가스프롬과의 가스 공급 계약 및 대금 지불 협상이 한층 까다로워졌다는 것이다.

이번 비상사태 선포로 몰도바 정부는 몰도바가스에 1~2월 부가가치세 유예, 비상 기금 지원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타스 통신은 “몰도바 가스는 이날 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가스프롬에 잔여 대금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