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석푸석한 밥, 묽은 수프 약간, 당근만 갈아서 만든 샐러드. 여기에 디저트로 썩는 것처럼 보이는 작은 바나나 한 조각. 위생과 영양 모두 부족해 보이는 식단이다. 영국 출신의 중년 남성 앤드루 디머(55)는 이 메뉴를 크리스마스 저녁으로 먹었지만, 어떠한 불만도 드러낼 수 없었다. 그가 마약 사업에 관여한 혐의로 14년형을 받고 3년째 콜롬비아 보고타의 라피코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제소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실한 밥보다 더 힘든 것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앤드루 디머는 “가장 힘든 점은 맛없는 수프나 갑자기 튀어나오는 쥐가 아니라 가족과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라며 “복역으로 가족을 힘들게 만든 것을 후회한다”고 지난 25일 영국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앤드루 디머는 3억 5400백만 파운드(약 5645억원) 규모의 마약유통 조직 소속 핵심 간부였다. 그는 콜롬비아에서 만난 아내와 함께 은신처에서 살며 코카인을 개 사료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밀수를 도왔다. 결국 2018년 그는 콜롬비아 군대에게 체포됐다. 그는 “크리스마스는 가족을 위한 시간인데, 감옥에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얼마나 범죄가 도움이 되지 않는지 알게 된다”며 “가족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큐멘터리에 나온 콜롬비아의 감옥은 오히려 절제된 연출”이라며 “지옥 그 자체다. 다행히 나는 감방 동료와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3개월간 이 감옥에서만 6건의 살인과 2건의 탈출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앤드루 디머는 법정 공방으로 형량을 줄여 2024년 석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가 연루된 사건 공동 피고인 중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에 등장한 갱단의 두목 후안 산티아고 갤런 헤나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