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법원이 2018년 베를린 도심에서 발생했던 반(反) 러시아 인사 살인 사건 배후가 러시아 정부라며 살인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국적 남성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독일 정부는 독일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러시아 대사를 초치하고, 대사관 소속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 러시아는 “정치적 판결”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독일 베를린 고등법원이 15일(현지시각) 지난 2019년 8월 티어가르텐에서 체첸 출신 반러인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국적 남성(56)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DPA 통신 등이 전했다. 재판부는 “해당 행위는 순전히 복수 차원에서 이뤄졌다. 국가 주도의 테러리즘”이라며 이 남성이 러시아 지시를 받고 행동한 게 명백하다고 간주했다.
법원에 따르면 이 남성은 여행객으로 독일에 입국해 2019년 8월 베를린 도심 티어가르텐의 한 주차장에서 조지아인(40)을 총격 살해 했다. 피해자는 2차 체첸 전쟁 당시 민병대에서 러시아에 맞서 싸움을 이끌었던 인사로 2016년 말부터 망명 신청해 독일에 머물렀다. 피고인은 자전거를 타고 피해자에게 접근해 피해자 등과 머리에 세 발의 총격을 가했다.
독일 법원은 러시아 정부가 피고인에게 범행 한 달 전 가짜 신분의 공식 여권을 발급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러시아 관여 사실을 숨기려 해당 신분이 맞다고 우겼다고 법원은 설명했다. 또, 베를린에 있는 공범과 함께 사건을 철저히 계획했다고 했다.
이날 판결 후 독일 정부는 러시아가 지시한 살인은 독일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러시아 외교관 2명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세르게이 네차예프 주독러시아 대사는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은 정치적 판결이다. 러시아 당국이 살인을 지시했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것”이라며 “반러시아 정서가 재판 내내 강요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