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ih Alinejad 트위터

이란의 도덕 경찰이 버스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한 승객을 체포하려다 발 벗고 나선 주변 승객들에 의해 쫓겨났다.

이란 여성인권 운동가로 유명한 언론인 마시 알리네자드는 지난 6일(현지 시각) “이날 버스에서 도덕 경찰이 머리카락을 가리지 않은 여성을 폭행하고 체포하려 했다”며 당시의 영상을 공개했다.

6일(현지 시각) 이란의 한 버스 안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을 연행하려는 여성 도덕경찰을 주변 여성들이 막아서고 있다./Masih Alinejad 트위터

영상을 보면 검은 히잡을 쓴 도덕 경찰이 갈색 머리카락을 드러낸 여성을 잡아당기며 “나는 그녀를 고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도덕 경찰이 여성을 거칠게 끌어내려 하자 다른 승객들이 “이건 옳지 않다”며 그를 말렸다. 한 중년 여성은 도덕 경찰과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어 도덕 경찰에 체포될 뻔한 여성이 흥분해 도덕 경찰의 히잡을 잡아당기고 그에게 달려들자 주변 승객들은 필사적으로 여성을 붙잡아 사태가 번지는 것을 막았다. 결국 승객들에 의해 버스에서 쫓겨난 도덕 경찰은 버스에서 내린 후 그들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자리를 떠났다.

승객들의 반발로 버스에서 쫓겨난 도덕 경찰이 버스 밖에서 욕설을 퍼붓고 있다./Masih Alinejad 트위터

알리네자드는 “이는 이란 여성들에겐 일상적인 투쟁”이라며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이 체포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여성들이 그를 막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이란은 테헤란에 7000명의 잠복 도덕 경찰을 고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동물용 올가미를 이용해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강제 연행하는 이란 도덕 경찰./arunpudur 트위터

앞서 지난 10월에도 테헤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이 도덕 경찰들에게 체포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당시 도덕 경찰들은 동물용 올가미를 이용해 여성을 강제 연행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모든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의무 착용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란 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2019년 히잡 단속과 같은 여성 사건을 맡을 2000명 가량의 대규모 여경 부대를 조직하는 등 단속을 더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