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코로나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는 모습./EPA연합뉴스

이탈리아의 한 남성이 코로나 백신을 실제로 접종하지 않고 ‘백신 패스’(그린 패스)를 발급받기 위해 가짜 피부를 붙였다가 들통 났다.

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등은 전날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 비엘라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50대 남성은 백신 접종을 위해 이 접종센터를 찾았다. 그의 팔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것은 접종 담당 간호사 필리파 부아(Philippa Bua)였다.

부아는 “피부색이 일관되지 않았고, 환자의 손이나 얼굴에 비해 훨씬 밝았다. 그 부위를 관찰한 뒤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가짜 피부라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그 남자가 의수를 한 줄 알고 미안했다. (원래 접종하려던 팔과) 반대쪽 팔을 준 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그는 백신 접종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가짜 팔을 착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남성은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를 받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경찰에 입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코로나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에게 ‘그린 패스’를 발급하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실내 음식점이나 헬스장, 박물관·미술관 등을 출입하거나 기차·비행기·고속버스 등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린 패스를 제시해야 한다.

부아는 “처음에는 놀랐고, 그 다음에는 화가 났다. 직업적으로도 굉장히 불쾌했다. 그 남자는 우리의 직업적 전문성과 지식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다. 살면서 이런 일을 겪게 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피에몬테 지방 정부는 해당 남성의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지역 의원 등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지역의 보건 시스템을 해치는 행위”라며 “전 지역사회가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희생을 치르고 있고, 이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했을 때 단순히 ‘터무니없는 사건’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