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요크셔의 술집 겸 여관을 찾은 손님들/NYT

밴드 공연을 보기 위해 영국의 한 술집을 찾은 손님들이 폭설에 발이 묶여 사흘 밤을 함께 보냈다.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더선 등은 요크셔의 술집 겸 여관을 찾은 손님들 수십여 명이 폭설로 인해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26일 록그룹 오아시스 헌정 밴드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술집 밖에는 눈보라가 치고 있었지만, 손님들은 따뜻한 불 앞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공연을 즐겼다. 니콜라 타운센드 여관 총괄 매니저는 “손님들은 기상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눈이 여관 출입구를 막을 만큼 높게 쌓이지는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밴드 공연이 끝난 후 현지 당국은 집으로 운전해 가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손님들과 밴드 멤버들, 7명의 여관 직원 등 61명은 함께 이곳에 머물러야 했다. 이들은 함께 게임을 즐기고, 영화를 보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휴게실 소파나 바닥에서 잠을 청했다. 직원들은 손님들에게 매트리스와 담요, 베개 등을 제공하고, 벽난로를 켜 실내를 따뜻하게 유지했다.

타운센드는 이들이 일요일 밤까지 3일을 투숙했으며, 오프로드용 차량 운전자들이 어린 자녀를 둔 부모 몇 명을 데려갔다고 밝혔다. 또 치료가 필요한 남성이 있어 현지 산악 구조대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총 인원은 61명이었으나 월요일 아침에는 약 50명 정도가 남아있었다. 몇 시간 뒤 제설기가 이 지역을 지나가, 술집에 남아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며 “당장 운전할 자신이 없는 어린 소녀들은 하루 밤을 더 머물다 내일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밴드 연주자들이 술집을 떠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밴드가 건물을 떠났다.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린다. 이곳에 함께 있었던 동지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타운센드는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고, 새 친구들을 만나 좋은 시간을 보냈다. 작별 인사를 할 때에는 감정이 북받치기도 했다”며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보였다. 친구들과 함께 파티에 온 것 같다는 게 가장 비슷한 설명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이 사람들을 기억할 것이다. 술집에 갇힌 이들은 낯선 사람으로 시작했으나 친구로 떠나게 됐다. 내년에 모임을 갖는 것에 대해서도 얘기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