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 페이스북

늘 유쾌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할리우드 유명배우 윌 스미스(53)가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려야 했다고 고백했다.

3일(현지 시각) 미국 CNN과 연예 매체 피플 등에 따르면 스미스는 오는 9일 출간되는 회고록 ‘윌(Will)’을 통해 2016년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의 관계를 털어놨다. 그는 아버지를 이중적인 인물로 묘사하며 “폭력적이었지만 내 모든 경기, 연극, 발표회에 참석했고 알코올 중독자였지만 내 영화 시사회에서만큼은 멀쩡한 모습이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9살 무렵 아버지가 어머니를 폭행한 장면을 본 뒤 생긴 트라우마에 고통받아왔다고 토로했다. 스미스는 “아버지는 어머니의 머리를 쓰러질 정도로 세게 때렸고 어머니가 피를 토하는 모습도 봤다”며 “아버지의 폭력을 본 그때가 나 자신이 누구인지 정의할 수 있게 된 순간”이라고 밝혔다.

당시 아버지에게 맞서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다는 그는 “연기로 상을 받고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때마다, 내 모든 행동에는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이 녹아있다”며 “(어머니가 폭행당할 때)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겁쟁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윌 스미스라는 인물은 나 자신을 보호하고 세상으로부터 숨기 위해, 겁쟁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갈고 닦은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스미스는 2000년 부모의 이혼 후 아버지와 왕래하면서도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라 분노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릴 때 ‘언젠가 어머니를 위해 복수하겠다’는 다짐을 항상 했었다”며 “내가 충분히 커 강해졌을 때, 더는 겁쟁이가 아닐 때 아버지를 죽이겠다는 상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암 투병으로 힘들어하던 아버지를 만난 어느 날, 휠체어에 탄 아버지를 화장실로 데려가며 나쁜 마음을 먹은 적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버지를 계단에서 밀면 가능했다. 하지만 수십 년간 쌓인 고통과 분노, 억울함이 옅어졌고 이내 난 머리를 흔들며 아버지를 화장실로 데려다줬다”고 했다.

스미스는 이런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도 깨달은 것이 있다며 ‘삶에서 진정한 만족을 얻는 법’을 언급했다. 그는 “내면의 평화나 만족을 찾아 물질 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없다”며 “결국 내가 얼마나 사랑 받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그들을 얼마나 제대로 사랑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배우가 되기 전 힙합 가수로 활동하던 스미스는 1987년 ‘프레시 프린스’라는 예명으로 1집 앨범을 내고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러다 1990년 NBC 유명 시트콤 ‘더 프레시 프린스 오브 벨 에어’ 주연을 맡으며 연기에 도전했고, 5년 후 영화 ‘나쁜 녀석들’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인디펜던스 데이’ ‘맨 인 블랙’ ‘히치’ ‘핸콕’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대표적인 흑인 미남 배우로 꼽혔다. 2019년에는 디즈니 영화 ‘알라딘’ 실사판에서 지니 역할을 맡았고 특유의 유쾌함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