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남겨진 과거 아프간 정보 요원들과 엘리트 군인들이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아프간 남동부 팍티아주의 주도인 가르데즈에서 군 무기와 탄약고를 지휘하던 아프간 국군 장교는 IS-K에 합류했다가 일주일 전 탈레반과의 충돌로 사망했다고 전직 아프간 관리가 WSJ에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특수부대의 전 고위 대원이었던 한 남성은 지난 9월 사라졌다가 최근 IS 조직원이 되어 나타났다. 최근 몇 주동안 IS-K에 가입한 아프간 군인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정보도 있다.
WSJ에 따르면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이양받기 전까지 옛 정부를 위해 일하던 군인들과 경찰, 정보요원들이 전향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IS-K가 현재 아프간에서 탈레반에 맞선 유일한 무장 세력이고, 미군이 떠난 후 일자리를 잃어 수입이 끊긴 전직 요원들에게 IS-K가 상당한 현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이런 상황은 과거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 정권의 장군들에게 일어났던 일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WSJ에 말했다. 2003년 미국의 침공 후 해체된 이라크군 장교들이 알카에다와 IS로 유입됐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탈레반과 IS는 종교적, 이념적 차이가 깊다. 탈레반은 대부분 수니파 이슬람교의 하나피 학파를 따르고 아프가니스탄 민족 국가를 믿는다. IS는 이보다 엄격한 살라피 이슬람 전통을 따르고 시아파를 물리적으로 근절해야 하는 배교자로 간주하며 군사적 정복을 통해 세계적인 이슬람 칼리프 국가를 수립하는 것이 목표다.
IS-K는 2014년 미국과의 평화 회담을 모색하던 탈레반 지도부에 대해 불만을 품은 인물들이 세운 조직이다. 최근 아프간의 붕괴와 미군 철수 과정에서 세력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