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율이 5%에 불과한 중미 니카라과 주민들이 국경 너머 이웃 온두라스로 백신 원정 접종을 다녀오고 있다고 AP통신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온두라스가 25일부터 자국 반입 화이자·모더나 백신 중 유통기한이 임박한 10만회분을 니카라과에 제공하기로 하고 국경 부근에 임시 접종소를 설치하자 원정 접종 행렬이 시작된 것이다. 일부 접종소는 하루에 4000명이 넘는 니카라과인들이 몰려들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니카라과 정부도 백신을 접종하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 승인을 받지 않은 쿠바산과 러시아산이어서 일부 주민들은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으로 이어지는 도로에 최대 수만 명의 원정 백신 접종 인파가 모이면서 5㎞가량 줄이 생겼다. 일부 주민들은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거나 말을 타고 국경을 무단으로 넘고 있다. 정식으로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150달러(약 18만원)를 내고 코로나 음성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이 비용을 아끼려는 것이다.
니카라과는 2007년 집권한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다음 달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야권 인사들과 언론을 탄압하고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정치 혼란과 경제난이 가중돼왔다. 온두라스도 백신 접종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접종 완료율(27%)은 니카라과의 다섯 배가 넘는다. 중남미에서 니카라과보다 접종 완료율이 낮은 나라는 아이티(0.25%)뿐이다.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니카라과 대통령은 26일 니카라과에 대한 백신 제공 소식을 트위터에 전하면서 “우리의 형제애와 연대가 국경을 넘고 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