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전경/케임브리지대학 공식 홈페이지

세계적 명문대인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가 해킹 프로그램 ‘페가수스’ 사용 의혹을 받는 아랍에미리트(UAE)와 4억 파운드(약 6500억원)대 협력사업 논의를 중단했다고 14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티븐 토프 케임브리지대 부총장은 지난 11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페가수스와 연루 의혹이 드러난 UAE와 어떠한 만남이나 대화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페가수스’는 이스라엘 보안 업체 NSO 그룹이 개발한 스파이웨어(spyware·다른 사람의 휴대전화·컴퓨터에 잠입해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악성 소프트웨어)다.

케임브리지대학은 지난 7월 “지구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UAE와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한다”며 공동 사업 체결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기후 변화와 에너지 전환 관련 작업뿐 아니라 UAE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고 정비하는 공동혁신연구소 설립 등을 골자로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는 이 사업을 통해 10년에 걸쳐 대학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부금을 받기로 했는데, 여기에는 UAE 정부의 직접 투자금도 3억1000파운드(약 4900억원) 이상 포함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표 직후 UAE 정부의 페가수스 연루 의혹이 불거졌다. 같은 달 18일 세계 주요 언론은 ‘페가수스’가 전 세계 휴대전화 5만여 대를 추적하는 데 악용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400대 이상의 영국 휴대전화가 추적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UAE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UAE는 페가수스에 접근할 수 있는 40개국 중 하나였고, 영국 번호와 연관성이 드러난 주요 국가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토프 부총장은 “페가수스 관련 추가 폭로가 있었고, 이 때문에 지금은 UAE와 함께 사업을 추진할 시기가 아니라고 결정했다”고 대학 신문에 밝혔다. 또 향후 사업 관련 협의를 재개할 것이냐는 질문에 “누구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서는 강력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지만, 다시 (사업을) 진행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