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이 발생한 독일 라인란트팔츠주의 주유소/AP연합뉴스

독일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맥주를 사려던 한 남성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상점 직원에게 총을 쏴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독일 일간지 디벨트,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오후 9시25분쯤 독일 라인란트팔츠주 이다-오버슈타인 지역의 한 주유소상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주유소 밖에는 피해자를 애도하는 꽃과 촛불, 사진 등이 놓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곳에서 일하던 대학생 알렉산더(20)는 손님 마리오(49)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맥주를 계산하려 하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지침을 지적했다. 이에 분노한 마리오는 권총을 꺼내 알렉산더의 머리를 쏴 숨지게 했다.

마리오는 사건 당일 해당 상점을 두 번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날 오후 7시45분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이 상점에 들러 맥주를 구입하려고 했으나, 알렉산더는 그의 마스크 미착용을 지적하며 물건 판매를 거부했다.

이에 분노한 마리오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권총과 마스크를 챙긴 뒤 다시 상점으로 향했다. 마리오는 마스크를 턱 밑까지 내려 쓰고 계산대 앞에 섰다. 알렉산더가 재차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마리오는 미리 준비해간 권총을 꺼내 범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을 담당한 카이 푸어만 검사는 피해자는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용의자인 마리오는 자수했다고 밝혔다. 마리오는 조사 과정에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조치가 권리 침해로 느껴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출구를 찾지 못해 구석에 몰린 듯한 기분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코로나 방역 조처에 반대하는 이들이 점점 더 과격해질 수 있다는 보안당국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으며, 실제 일부 극우 단체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환호를 이어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크리스틴 람브레히트 독일 법무장관은 “폭력을 행사하려는 코로나 방역 반대자들에 대해 정부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도 “피해자는 자신뿐 아니라 자신과 다른 사람들까지 보호하려고 했다가 살해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