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저녁 전화 통화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양국 정상이 지난 2월 첫 통화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WP는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중 양국이 경쟁 관계지만 필요한 경우 협력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중국에 전하기 위해 바이든이 시 주석과 통화한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두 정상은 미중 경쟁이 충돌로 바뀌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한 양국의 책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중 간 우발적인 군사 충돌 등이 빚어지지 않도록 양국이 협의하겠다는 의미다.
백악관은 “양국 정상은 이익이 일치하는 영역과 이익과 가치가 엇갈리는 영역에 대해 전략적인 논의를 했다”면서 “양국 정상은 이러한 영역들에 대해 공개적이고 솔직하게 관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태평양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관심을 강조했다”며 “이 논의는 미중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한 미국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양국 정상 회담 일정이 이날 통화에서 논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WP는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양국 정상 간 통화가 생산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3주 만인 올해 2월 11일 시 주석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4월 기후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첫 화상 대면을 했지만, 양 정상이 아직 직접 만난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