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기에 탑승하는 마지막 미군... 미 중부사령부가 공개한 아프간 마지막 미군사진. 8월 30일(현지시각) 밤 미 육군 82공수부대 사령관 크리스 도나휴 소장이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서 C-17수송기에 마지막으로 탑승하고있다./EPA 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30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와 일반인 대피를 완료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 ‘영원한 전쟁’으로 불린 아프간전이 20년 만에 공식 종료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동과 중앙아시아 군사작전을 책임진 프랭크 맥킨지 미 중부사령관은 미국의 마지막 비행기가 아프간의 수도 카불 공항에서 이륙했다고 밝혔다. 맥킨지 사령관은 “아프간 철수의 완료와 미국 시민, 제삼국인,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 임무 종료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탈레반 경비대원 역시 “미국의 마지막 비행기가 출발했다”고 AP통신에 말했고, 카불에는 폭죽이 울렸다고 한다.

8월 3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마지막 미국 항공기가 이륙한 직후 밤하늘에 이를 축하하는 발포가 펼쳐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아프간전은 미국이 9·11 테러를 일으킨 국제 테러 조직 알 카에다를 감싼 아프간 집권 세력 탈레반을 2001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그간 미군 2400여 명을 포함해 아프간 민간인 등 총 16만여 명이 숨졌고, 미국은 2조 달러(약 2231조원)를 쏟아부었다. 전쟁 초기 미국은 탈레반을 축출한 뒤 친미 정권을 세우고 2011년 5월 알 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했지만 전쟁의 수령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미국이 지원해 수립한 아프간 정부는 끊임없이 약점을 노출했고, 탈레반이 이를 이용해 아프간을 다시 잠식했기 때문이다.

2021년 8월 30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이륙하는 미국 군용기. 케네스 프랭크 매켄지 미 중부사령관은 브리핑에서 미군의 C-17 수송기가 현지시간으로 30일 오후 11시 59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이륙했다고 밝혔다./AP 연합뉴스

결국 지난해 2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올해 5월 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정권을 넘겨받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을 치르는 네 번째 대통령으로, 이 책임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9월 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 3500여 명을 모두 철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