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부(CIA) 국장이 탈레반 2인자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밀 회담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WP는 익명의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번스 국장과 바라다르가 전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비밀 회담을 했다”며 “이들이 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 시한을 8월 31일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WP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CIA 국장을 급파한 것”이라며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뒤 양측의 최고위급이 대면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에 있는 미국인과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의 대피 작전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애초 미 정부가 제시했던 철수 시한인 8월 31일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는 물론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은 이달 말을 ‘레드 라인(red line)’으로 제시하고 미군 철수를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측 고위급 인사가 접촉해 협상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주요 7국(G7) 정상회의도 화상으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영국·독일·프랑스 등 대부분 국가 정상들은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철수 시한(時限)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선 탈레반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의는 올해 G7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아프간 상황의 해결을 위해 주요국이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해 열리게 됐다. 존슨 총리 등이 ‘철군 시한 연장’을 주장하자, 바이든 대통령도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 문제(시한 연장)를 매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