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자카르타 주재 영사이자 고등판무관 압둘라흐만 이브라힘이 인도네시아 이민국 직원 여러 명에게 차 안에서 제압당하는 일이 발생했다./VanguardngrTV 유튜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주재 중인 나이지리아 영사가 현지 이민국 직원에게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흑인을 과잉진압한 것이어서 양국의 외교 관계에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BBC와 NG데일리뉴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이민국 직원들은 지난 7일 자카르타 주재 나이지리아 영사 겸 고등판무관인 압둘라흐만 이브라힘을 폭행했다. 이민국 직원들은 불법 이민자를 수색하던 중이었다. 이들은 이브라힘 영사에게 신원 확인을 요구했다. 신분증이 없던 이브라힘 영사는 ‘나이지리아 영사’라고 설명했지만, 이민국 직원들은 이를 듣지 않고 그를 차에 태운 후 제압했다.

당시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다. 인도네시아 이민국의 한 직원이 이브라힘 영사의 머리를 뒷좌석에 밀어붙여 제압한 후 계속 누르고, 이 과정에서 이브라힘 영사의 목이 눌린다. 이에 이브라힘 영사는 “숨을 쉴 수 없다”라고 반복해서 말한다. 이후 “내 목, 내 목”이라고 말하며 고통을 호소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주재 중인 나이지리아 영사가 현지 이민국 직원에게 폭행을 당하는 영상/VanguardngrTV 유튜브

이에 페미 파니 카요데 나이지리아 전 항공부 장관은 9일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 터무니없고 비열하고 수치스러운 행동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이에 알맞은 대응을 촉구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나이지리아인이 이런 일을 당해서는 안 된다. 조국을 위해 눈물을 흘린다”고 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해당 직원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서한을 인도네시아 정부에 보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인도네시아의 국제적 비행(非行)”이라며 “(해당 직원들의 행위는) 국제법과 국가 간의 외교 및 영사 관계를 규율하는 비엔나 협약에 어긋난다”고 했다. 나이지리아는 또 본국에 주재 중인 인도네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인도네시아 이민국 직원들은 이브라힘 영사를 찾아 사과했다. 나이지리아 외교부는 이브라힘 영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여 해당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고, 인도네시아와 외교적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