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로 옮기고 있다. /뉴시스

소셜미디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조롱하던 미국의 30대 남성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숨졌다.

24일(현지 시각) AP통신과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로 투병하던 스티븐 하먼(34)은 지난 21일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하먼은 코로나에 감염되기 전 미국 정부의 백신접종 캠페인을 조롱하는 글을 연이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 백신 접종을 거부한다고 밝힌 그는 지난달 “내게는 99개의 문제가 있지만, 백신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썼다. 지난 8일에는 “바이든의 (백신) 감독관들은 ‘자코비드(JaCovid)의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캠페인을 ‘여호와의 증인(Jehovah’s Witnesses)’의 전도 행위에 빗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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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먼은 코로나 확진 이후인 지난달 말 병원에 입원했다. 폐렴 증상이 악화되어서다. 하먼은 코로나에서 회복하더라도 백신은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그는 숨지기 전 병상에 누운 자신의 모습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기관 삽관을 하고 산소호흡기를 단다. 언제 깨어날지 모르겠다. 기도해달라”고 썼다. 이후 사흘 뒤 하먼은 숨졌다. 사망 이후 그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모두 비공개로 전환됐다.

하먼의 주치의였던 오린 프리드먼 박사는 “코로나 입원 환자가 10배로 늘었다”며 “코로나로 입원하는 대부분의 환자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은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11만8791명이다. 미국의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넘긴 것은 지난 2월 11일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