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엑소 출신 크리스(중국명 우이판·吳亦凡)/AP 연합뉴스

중국 공안이 아이돌 그룹 엑소의 전 멤버 크리스(중국명 우이판·吳亦凡)에 대해 정식 조사에 나섰다. 크리스는 미성년자 등 여러 여성을 유인해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2일 베이징청년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시 공안국 차오양 분국(朝陽)은 자신을 크리스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한 여성 두메이주(都美竹·18)의 폭로 내용과 크리스 측이 두메이주를 공갈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두메이주는 앞서 지난 18일 온라인 매체 왕이연예 인터뷰에서 크리스가 성관계를 위해 많은 여성을 유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해 피해자가 8명 이상이며, 이 가운데 미성년자도 2명 포함돼 있다고 했다.

공안은 크리스가 수차례 여성들을 유인해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법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크리스 측이 자신을 협박하고 거액을 요구했다며 두메이주를 공갈 혐의로 고소한 것에 대해서는 실제 공갈범이 두메이주를 사칭한 남성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공안은 이날 중간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일 밤 10시쯤 크리스 매니저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여주인공 면접을 한다며 두메이주를 크리스의 집으로 데려갔다. 당시 10여명이 그곳에 모여 있었으며, 다음날 아침까지 술을 마시는 등 파티를 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오전 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 크리스와 두메이주는 성관계를 맺었고, 이후 올 4월까지 위챗(중국 메신저)을 통해 연락을 이어왔다. 두메이주는 올 6월 크리스와 연락이 닿지 않자 인터넷을 통해 교제 사실을 폭로하고 나섰다.

공안에 따르면, 이 무렵 남성 류모(23)씨가 두메이주에게 위챗을 통해 접근했다. 류씨는 크리스에게 이용당한 여성이라고 속여 두메이주로부터 크리스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일부 공유 받았다.

류씨는 이후 두메이주의 명의를 이용해 치부를 폭로하겠다며 크리스를 협박했다. 류씨는 크리스 측에 자신과 두메이주의 계좌를 제시하고, 합의금으로 약 300만 위안(한화 약 5억3000만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크리스가 지난 11일 두메이주 계좌로만 50만 위안을 송금하자, 나머지 250만 위안도 보내라고 요구했으나 실패했다.

공안은 이 과정에서 두메이주와 류씨가 공모하지 않았다고 보고, 류씨가 두메이주 행세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파문이 이어지면서 크리스가 모델로 활동한 브랜드들은 그가 나온 홍보물을 삭제하고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나섰다. 크리스는 지난 19일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微博) 등을 통해 논란이 확산하자 두메이주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의혹이 사실이면 제 발로 교도소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는 중국계 캐나다인 배우 겸 가수로, 지난 2012년 SM엔터테인먼트 그룹 엑소(엑소M)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지난 2014년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내고 중화권에서 활동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