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소셜미디어에는 이날 새벽 1시쯤 조브넬 모이즈(53) 아이티 대통령이 사저에서 살해된 후, 당시 현지 주민들이 포착한 목격 영상과 녹음, 사진 등이 게시됐다./트위터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의 대통령이 암살된 후, 당시 현지 주민들이 포착한 목격 영상과 녹음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돼 범인과 그 배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7일(현지 시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소셜미디어에는 이날 새벽 1시쯤 조브넬 모이즈(53) 아이티 대통령이 사저에서 살해된 후, 당시 현지 주민들이 포착한 목격 영상과 녹음, 사진 등이 게시됐다.

모이즈 대통령 사저 인근에 거주하는 한 현지 주민은 대통령 피살 전 사저 주변에 총을 든 남성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는 것을 봤다며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을 왓츠앱을 통해 공개했다.

모이즈 대통령 사저 인근에 거주하는 한 현지 주민은 대통령 피살 전 사저 주변에 총을 든 남성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는 것을 봤다며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을 왓츠앱을 통해 공개했다./트위터

영상을 보면 검은 옷을 입은 최소 5명의 남성들이 자동차 경적이 울리는 가운데 총을 들고 사저 근처에 있다. 몇몇 남성들은 사저 입구 앞에 서 있고, 또 다른 남성들은 이제 막 사저 앞에 도착한 듯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후 이들은 총을 멘 채 사저로 걸어 들어간다. 이는 대통령 피살 당시 검은 옷을 입은 남성들이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을 목격했다는 다른 주민들의 진술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현지 주민은 대통령 피살 당시 총격전의 소리가 녹음된 영상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선 누군가가 미국식 영어를 흉내 내듯 구사하며 확성기에 대고 “모두 물러나세요. DEA 작업입니다” “모두 물러서세요. 물러나세요”라고 소리친다. DEA는 미국 마약단속국을 의미한다. 이어 수십 발의 총성이 연이어 들린다. 총성에 놀란 이웃 개의 울음소리도 함께 녹음됐다. 해당 녹음 영상을 게시한 주민은 당시 그들이 “DEA 요원처럼 옷을 입고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하여 소셜미디어에는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을 봤다는 목격담과 모이즈 대통령의 시신 사진 등 다양한 목격 자료들이 게시됐다.

해당 목격 자료들은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발표한 것과 일치한다. 앞서 조제프 임시 총리는 “살해범들은 당시 DEA 요원 행세를 하며 범행을 저질렀다”며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이들이 매우 조직적으로 공격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보시트 에드몽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는 “범인들이 DEA 요원이라고 스스로 신원을 밝히는 영상이 있다”며 “그들은 절대 DEA 요원일 리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모이즈 대통령 살해범들의 정체와 그 배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번 범죄로 (아이티가) 불안정과 폭력의 소용돌이에 빠질 위험이 있다”며 “암살 가해자들을 반드시 찾아내 심판해야 한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말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 또한 “끔찍한 비극”이라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대통령 암살에 대해 규탄하며 “아이티가 끔찍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치적 단합을 촉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모이즈 대통령 암살이 아이티의 정국 혼란에서 기인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2017년 2월 취임 이후 2018년 예정이었던 의회 선거가 연기된 후 의회 없이 대통령령으로 통치하며 야권과 계속 대립해왔다. 특히 야권은 모이즈 대통령의 임기가 올해 2월 이미 끝났다며 자체적으로 임시 대통령을 지명하는 등 모이즈 대통령에 대항해왔다. 또한 모이즈 대통령 취임 이후 부패 증가와 빈곤, 치안 악화에 시달린 국민들은 대통령 퇴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